김창입니다. 16년을 벼르던 지리산 등반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16년 전 아들이 태어났을 때 아들과 같이 지리산을 등반할 기회가 주어지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드디어 7월 16일(목) 밤에 출발하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남해안 지방에 200미리 이상의 장맛비가 내린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는 왠만하면 태풍 속에서도 지리산을 등반한 경험이 있긴 하지만 애기 엄마가 그런 것을 이해할리 없지요.
그래서 일주일을 미뤘습니다. 이번에는 모든 걸 다 무시하고 비가 오거나 말거나 무조건 출발했습니다.
7월 20일(목) 밤 10:50 용산역 출발 구례구역 도착 무궁화호를 탔습니다. 무척 마음이 설랬습니다.
구례구역에 도착하니 새벽 3:25 이었습니다. 비는 제법 내리고 있었지만 머뭇거릴 시간은 없었습니다.
택시를 타고 성삼재까지 달렸습니다.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서 1시간만 걸으면 노고단에 도착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한것입니다.
성삼재에 도착하니 비는 내리고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머리에 후랫쉬를 켜고 산길을 재촉했습니다. 노고단대피소에서 밥을 먹고 나니 6시가 되었습니다. 옆에서 같이 아침을 먹으며 대화했던 젊은 커플이 먼저 출발했습니다. 이제부터는 험난한 산길이 시작되니 마음 단단히 먹으라고 아들에게 힘주어 말했습니다. 아들은 지금 고1입니다. 저보다 키는 크지만 이렇게 큰 산을 가본 경험이 없어서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걸었습니다.
가다보니 아까 그 커플과 같이 쉬기도 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연하천대피소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으려는데 이번에는 옆에서 대학생들이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얼른 김치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너무 예뻐보여서 그냥 주고 싶었습니다. 저의 대학 시절도 생각났습니다. (사실은 베낭의 무게를 줄이자는 계산도 있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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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가 되자 다행히 비는 그쳤습니다. 연하천대피소를 뒤로 하고 벽소령대피소를 향했습니다. 전날 기차에서 잠을 잔 탓에 피로감이 느껴졌습니다. 힘들게 벽소령대피소에 도착하니 오후 3:30 경이었습니다.
앞으로 더 나아가자니 가다가 어두워질 것이기 때문에 실컷 쉬기로 하고 취사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운 좋게 아까 그 커플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소주도 한 잔 했지요.
여기까지는 아주 좋았는데 이제부터는 예상된 문제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신청자가 많아서 인터넷으로 숙소 예약을 할 수 없었는데 산행을 강행한 것입니다. 만일을 위해 비닐을 챙겨갔습니다. 그냥 아무데서나 자려고 말입니다. 취사장에서 밥을 먹고는 한켠에 자리를 차지하고는 버텼습니다. 아들은 이미 피곤에 밀려서 잠을 청하고 있었습니다. 나가라고 한다면 나가지만 그 때까지는 버티자. 혹시 비가 와서 예약한 사람들이 안 오면 자리는 빌 것이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 계산이 되자 버너를 켜놓고는 젖은 신발을 두어시간 정도 말리고 있었습니다. 방송이 들렸습니다. 방이 필요한 사람은 와서 등록을 하고구요. 엄청나게 기분 좋았습니다. 재빨리 대피소로 들어갔습니다. 옷도 갈아입고 아주 편하게 잠을 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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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에 어제 그 커플과 함께 밥을 먹고는 길을 나섰습니다.
오늘 목적지는 천왕봉까지 1시간 정도 남아있는 장터목대피소에서 숙박을 하고, 내일 정상을 밟고 하산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숙소를 예약 못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다행히 오늘은 둘 다 아주 컨디션이 좋았습니다. 걸음을 빨리해서 장터목대피소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다면 오늘 하산하는 것으로 목표를 바꾸자고 아들과 의견을 모았습니다.
벽소령에서 장터목까지 가는 길 때문에 지리산을 다시 찾는다고 해도 과장은 아닐 것입니다. 능선을 따라 걷기 때문에 눈으로 내려다 보는 재미가 쏠쏠하고 산꼭대기에 핀 꽃들을 감상하는 것이 여간 재미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계속 비가 내리기 때문에 구름 속을 걷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것도 재미라 생각하고 열심히 걸었습니다.
마침내 세석대피소를 지나쳐 장터목대피소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확실하게 오늘 지리산에서는 안자도 되겠구나하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길에서 다른 고1학생과 아버지팀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벽소령에서 세석까지는 왔는데 우리 발걸음이 빨라서 더 이상은 만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를 따라온 중학생도 있었고, 초등학생들로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미래가 밝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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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을 올라가는 길은 그리 험하지 않았습니다. 쉬엄쉬엄 올라가도 1시간 30분 정도면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1915 미터라고 쓰인 표석이 정말 반가웠습니다. 옆 사람 도움을 받아 사진도 찍혔습니다.
몸이 많이 추워졌습니다. 이제는 하산입니다. 산청군 중산리로 하산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시간 정도입니다. 내려가다 법계사로 올라가는 짐을 진 처사를 보았는데 무려 100킬로그램이 넘는다고 합니다. 매일 비슷한 무게를 져 나른다고 하니 우리는 감히 힘들단 얘기도 못하겠습니다.
아들이 한 마디 합니다. 앞으로 어지간히 힘들어서는 힘들다는 얘기는 못할 것 같고 이번 산행보다 어려운 일은 별로 없을 것 같다고 말입니다.
중산리에 도착해서 시내로 가는 택시를 탔습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사우나장을 찾아서 목욕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목욕을 마치고는 삼겹살을 먹었습니다. 토요일밤 10시 50분 서울행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는 세상 모르게 자면서 서울 남부터미널에 도착해서 택시를 탔습니다. 일요일 새벽 2시 15분이 되어서 산행은 막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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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창 입니다.

- 창의력은 누구나 습관만 들이면 높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 창의력과 관련한 제 목표는 '창의력 도구'와 '아이디어 발상법'을 전 세계에 전파하여 일반인의 창의력 지수를 10% 높이는 것입니다.

- 디지털 창의력, 창조경영, 창의적 사고의 기술, 두뇌의 원리, 디지털 마인드맵, 창의적 발상기법, 집단지성, 창의적 교수법 등을 강의하고 컨설팅합니다.
2009/08/02 22:09 2009/08/02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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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카피
    2009/08/03 00:19
    축하합니다. 아들과의 정상정복은 정말 뜻 깊은 것이겠죠. 노고단이 눈앞에 가물가물합니다.
    • selma
      2009/08/03 11:26
      선생님... 너무 오랫만입니다.. 쓰시던 작품은 마무리 하셨는지요? 글 다 쓰시면 멋진 곳에서 차 한잔 할 수 있는 여유와 기회를 주시겠는지요?

      조금은 지리하게 이어질 늦 여름까지의 더위에 건강 잘 챙기시길 빌어요...

    • 2009/08/03 14:31
      최카피님 감사합니다. 보고싶습니다.
  2. selma
    2009/08/03 11:24
    김 창 이사님... 마치 제가 지리산 등반을 한 것 같은 기분입니다. 설레임과 감동 그리고 아들과의 끈끈한 연대감 ...

    저도 전 주 토요일에 강화도 마니산을 사랑하는 사람과 올랐답니다. 암벽을 타고 내려온 덕에 지금도 온몸이 욱씬거리지만 정상에서 보았던 바다와 하늘 그리고 마을의 풍경이 지금도 눈에 선하답니다.

    좋은 여행은 언제나 사람을 크게 하나 봅니다.

    멋진 산행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드리옵니다...
  3. 안정애
    2009/08/03 11:40
    사진이 언제올라오려나 기다렸었는데 반갑네요.
    무사히 잘 다녀오셔서 다행입니다.
    지리산산행이 꽤 위험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드님이 키도크고 얼굴도 미남이네요
    옛날 지리산갔던 기억이 떠올라 저도 잠시 행복했습니다.

    • 2009/08/03 14:57
      사진을 찍으려는 마음으로 볼 때는 지리산이 얄미웠습니다. 계속 비를 뿌리거나 구름으로 꽉 채워놓거나 해서 빗속에서 카메라를 꺼내들고 3분 정도 급하게 셔터를 눌렀습니다. 카메라에 못된 짓을 한 거죠.
  4. 안계환
    2009/08/03 14:10
    비가와서 이번 산행을 포기하셨나 했더니 기어이 완수 하셨네요...정말 부러운 부자의 모습이고 행복의 순간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힘든 산행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는 "오늘 산행보다 힘든일이 별로 없을거 같다"는 아들의 말에 아버지는 여기온 보람이 이거야 하고 속으로 말씀하셨겠지요.

    다른 이야기지만 이사님과의 인연이 있었던 강원도 양구의 파로호와 그 주변을 한바퀴 도는 100키로 행군 시절이 생각나네요...

    • 2009/08/03 14:59
      그렇게 양구에서 고생하고도 정신을 못차리고 바로 전역하던 해 여름(1989년)에도 지리산을 다녀왔습니다.
  5. 김태진
    2009/08/03 21:23
    흐뭇한 장면입니다. 듬직한 아드님과 험한 산을 오르셨으니, 그리고 아드님에게서 듣고 싶은 한마디도 들으시고... 멋진 성공입니다. 산에 오르니 모두가 오랜 지기처럼 친숙해 진다고 하더니 그런 장면들이 이어지네요. 저도 제 미래퍼즐에 넣어두고 싶습니다.
  6. 방미영
    2009/08/04 17:09
    멋진 부자지간이네요... 부럽습니다... 지리산 완주를 못했거든요...
  7. 신철식
    2009/08/04 19:21
    언젠가 제가 올랐던 그 느낌이 다시 되살아나는듯 상쾌하네요^^ 다음엔 모두 함께하기를 기대합니다^^
  8. 유재숙
    2009/08/04 20:31
    구름 속을 걸으며 부자가 나눈 대화는 그 옛날 신선들의 대화? ㅋㅋㅋ
    정상에서의 흠뻑 젖은 머리, 얼굴 가득한 미소는 정상에 오른자의 여유와 뿌듯함이 전해집니다.
    옆에 수건 두른 얼짱은 하나도 안지쳤땅~~역쉬 젊음은 좋은 것이죠? 멋진 아드님 두신 것 축하드려요...^^
  9. 이선구
    2009/08/06 03:04
    부자의 모습이 너무나 좋습니다. 저도 아마 30대중반이니까 지금부터 25년전쯤 노고단에 도로가 놓이기전이었지요. 비가 많이와 계곡물이 불어나고 흑탕물이라서 식수를 비닐을 치고 빗물을 받아 식수를 해결하던 오래된 옛 추억이 되살아나는군요. 멋진산행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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